스포트라이트 영화 감상문
“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기자는 불을 켜는 직업이다. 보고 싶지 않지만 봐야만 하는 것들을 비춰내며, 사회의 길잡이 역할을 해내야 한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이런 기자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액션 scene도 자극적인 장면도 없지만 충분히 치열하고 자극적이다. 영화는 ‘Boston Globe’가 가톨릭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다시 한 번 ‘저널리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 속 기자들은 끊임없이 생각한다. 진실은 무엇인지, 보도는 어느 방향으로 향해야 하는지. ‘방심’으로 인해 일어났던 실수에 혼란스러워 하고 괴로워하면서도 그들은 계속해서 취재를 이어 간다.흔들릴지언정 절대 멈추지 않는다. 가톨릭이 주도하고 있는 보스턴에서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기자들은 내가 꿈꾸는 기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몇몇 사람들은 영화의 기자들과 한국의 기자들을 비교한다. 누군가는 영화 속 기자들이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기자의 모습이라고 리뷰하기도 한다. 나는 생각이 다르지만, 언론에 대한, 특히 한국 언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이렇다는 건 기자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다 인식이 이 정도까지 내려갔는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신뢰성을 잃은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유행에 흔들려, 사회가 변했다는 이유로 무가치한 기사를 쓰고 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비단 기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사는 기자가 쓰지만, 그 기사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독자다. Boston globe에서 일련의 과정을 거쳐 기사를 내보냈다 하더라도 독자들이 읽지 않으면 그 기사는 죽는다. 아무런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없다. 언론의 감시력은 약해지고 결국 찌라시 연예 기사만이 남는다. 좋은 독자는 좋은 기자를 만들고, 좋은 기자는 좋은 기사를 만든다. 기사다운 기사를 위해 우리의, 나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