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부터 대학교 1학년까지, 학교엔 언제나 ‘내 자리’가 있었다.
초,중,고 12년은 방송반 생활을 한 덕분에,
대학교 1학년은 학생회를 한 덕분에
학교 안에는 작게나마 ‘내 자리’, ‘내 공간’이 있었다.
학교를 다니는 내내 그랬기 때문에
그게 너무 당연했고, 익숙한 것이었다.
학교에 내 공간이 있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건 2학년이 돼서야 알았다.
학교를 다니다 보면 가끔 인하대학교가 내 학교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3년 동안 매일을 본 풍경인데도 왠지 낯설고,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질 때.
이 학교 그 어디에도 내 자리는 없는 것 같아서 이질감이 느껴지고
새가 잠깐 나무에 앉았다 떠나는 것처럼, 나도 인하대학교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그냥 어쩌다 잠깐 지나가는 곳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결국엔 학교도, 자리도 ‘빌린 것’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어딘가에 소속돼 있거나,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내 자리’ 없이 떠 돌아야 한다는 것도
그 동안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한 일에 비해 더 큰 것을 받아왔었던 것이라는 것도 이제 알았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자리는 필요하다. 자리가 없으면 떠돌아다니며 방황할 수밖에 없다.
내게 알맞은 내 자리는 어디일까. 나는 이제 진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하루빨리 내 자리에서 내 일을 하고 싶다.